2023년 여름 토트넘 라인업에서 해리케인이 빠지면서 손흥민이 원톱으로 기용되고 있다. 토트넘에는 히샬리숑이라는 원톱 자원이 있지만 아직 믿을만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이 있어 헤리케인의 대체자가 필요 없다고 발언했다. 원톱 자원으로 손흥민이 가지는 최고 장점은 '양발'을 활용한 득점력이다.
원톱 공격수 손흥민
헤리케인의 이적과 함께 손흥민 원톱에 기용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야 손흥민 원톱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 원톱을 상상했던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거기에다가 토트넘 감독인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은 어느 곳에서나 뛸 수 있다. 원톱뿐만 아니라 어떤 시스템에서나 뛸 수 있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사실상 최전방 공격수인 9번 위치에서 손흥민이 뛸 수 있기 때문에 해리케인의 대체자 영입이 필요 없었다는 의미다.
https://www.chosun.com/sports/world-football/2023/09/05/ZL252SRJGYUFW6WDL3UYNGHPIY/
원톱 공격수로의 손흥민의 자질
손흥민의 원톱 공격수로의 자질에 대해 알아 보기 전에 원톱의 자질이 무엇이 있는지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원톱 공격수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단연코 득점력이다. 하지만 현대 축구에서 원톱 공격수에게 요구하는 또 다른 자질은 바로 연계능력이다. 프랑스 대표팀에서 올리비에 지루가 득점력은 부족하여도 엄청난 연계능력으로 중용되었던 것. 그리고 BBC라인 구축 시절의 벤제마가 연계플레이를 중시하였던 것을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다. 거기에다가 원톱 공격수(9번 포지션)가 수비 진영을 끌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침투해 들어가는 좌우측 공격수에게 연계 후 득점하는 것은 "False 9" 이름으로 불리는 현대 축구의 핵심 전술이다. 즉, 연계 능력은 원톱 공격수가 세계적인 수준에서 플레이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하는 자질임이 분명하다.
손흥민이 초일류 축구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해준 장점은 두 가지다. 바로 빠른 스피드와 양발. 손흥민의 축구는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한다. 빠른 발을 중심으로 한 침투능력과 라인브레이킹. 그리고 양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그라운드 어디에서든 슈팅 할 수 있으며, 슛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렵고, 거기에 더해서 그 슈팅의 질이 엄청나게 좋다는 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손흥민을 만들어 준 능력치이다.
손흥민은 사실 연계플레이에 큰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실제로 연계플레이는 토트넘 입단 초기시절에는 손흥민의 단점으로 뽑히기도 했다. 손흥민의 경기를 보셨다면 아시겠지만 손흥민이 케인처럼 상대수비수를 등지고 공을 받고 패스를 뿌릴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다. 그런 플레이를 하기에는 손흥민의 피지컬은 부족하다. 그리고 에릭슨 같은 전문 플레이메이커로 창의적인 패스를 뿌려줄 수 있을 만큼의 패싱능력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어디서나 뛸 수 있는 선수라고 하며 원톱 자원으로 케인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라고 말하고 있다. 즉, 손흥민의 연계능력이 쓸만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손흥민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는 장점에서부터 왔다고 볼 수 있다.
손흥민은 양발잡이다. 양발잡이의 가장 큰 장점은 그라운드 어디에서나 슛을 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타이밍을 예측하기 어렵기도 하다. 슛팅 뿐만 아니라 패스도 마찬가지다. 양발잡이의 패스는 그 타이밍과 진로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비수 입장에서 막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양발잡이인 손흥민은 그라운드 위에서 시간 싸움과 공간 싸움에서 상대 수비수를 앞설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손흥민의 경기를 보면 숏패스로 주변 선수들에게 공을 연결해 주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케인처럼 상대 등을 지고 공을 뿌려주지는 않지만 압박당하고 있는 같은 편 미드필더에게 다가와서 패스를 받고 빠르게 주변선수들에게 연결해 주는 플레이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거기에다가 양발잡이는 그라운드 어디에서나 플레이할 수 있기 때문에 원톱 자원에도 적절하다.
거기에 더해서 손흥민은 언제 뛸지 모르는 선수다. 거기에 뛰기 시작하면 상대 수비수는 손흥민을 따라잡기가 어렵다. 패스를 주고 받기 위해 진영 안으로 들어갔다가 바로 침투해서 들어가는 손흥민을 따라잡기는 어렵다.
이러한 모습은 23-24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토트넘-번리 전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 손흥민은 원톱 포지션에서 뛰면서 헤트트릭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해 냈다. 22-23 시즌 부진했던 모습을 완전히 털어낸 모양새다. 물론 22-23 시즌 콘테감독이 손흥민에게 아래로 내려와 경기를 풀어가는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기기도 했고, 월드컵 직전의 안와골절 부상 문제도 있었지만 23-24 시즌 들어서는 공격력이 다시 완전히 살아나는 모양새다. 물론 메디슨을 영입하면서 믿을만한 플레이메이커가 생긴 것도 한몫한 듯하다.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핵심으로 중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케인이 없어지면서 손흥민이 애매해지지 않을까 걱정하며 시작한 시즌이지만 손흥민은 이미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낸듯 하다. 히샬리숑과 함께 좌측 포워드로 나올 때도, 히샬리숑 없이 원톱으로 나올 때도 제 몫을 할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앞으로 손흥민이 어떤 포지션으로 출전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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