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는 분들은 비수면 내시경 또는 수면 내시경 사이에서 고민하고 계신 분들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수면 내시경은 힘들 것 같고, 수면 내시경은 혹시라도 수면마취 후 깨어나지 못할까 걱정하고 계실 것입니다. 제 경험을 미루어 말씀드리면 비수면 내시경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수면내시경 후 깨어나지 못할 확률은 비행기 추락사고를 경험할 확률보다 낮습니다. 따라서 수면, 비수면 내시경의 결정은 개인의 필요에 따라 정하시면 됩니다. 제 경험담을 소개해 드리니 참고하시어 선택에 도움 받으시기를 바랍니다.
위 내시경 후기
내시경은 건강검진 또는 건강상 이상을 느꼈을 때 받게 됩니다. 내시경은 실제 카메라를 내장 속으로 삽입하여 내장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내장의 건강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복통등의 질환이 수반될 때 또는 건강검진 시 대장 내시경과 위내시경을 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제 경우에는 내시경 중 특히 위 내시경을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받아왔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피를 토하면서 내시경을 처음 받았고 그 후 매년 꾸준히 내시경을 받았습니다. 제가 처음 내시경을 받았을 때는 수면 내시경이라는 게 없었는지 당연히 비수면으로 진행을 했었고 이후 십 수 번의 비수면 내시경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제게는 너무 당연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회사에 취업하고 건강검진을 받게 되면서 처음으로 수면내시경을 받게 되었습니다. 위장 내시경과 대장 내시경을 함께 받게 되면서 그래도 대장내시경까지 비수면으로 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수면 내시경을 받았습니다.
비수면 위 내시경
앞서 말씀 드렸지만 제가 비수면 내시경을 처음 받은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로 내시경을 받기에는 어린 나이입니다. 따라서 비수면 위 내시경의 강도는 어린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고통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비수면 위 내시경 후기를 적으면 주로 어떤 부분이 힘들었다 이런 내용을 적을 텐데, 이 힘들었다는 부분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힘듦이라는 것을 기억하시고 글을 읽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우선 위내시경은 금식을 하면 속이 자동으로 속이 비워지기 때문에 대장내시경과 달리 속을 비워내는 과정이 없습니다. 금식은 물도 마시면 안 되는 금식입니다. 위 속이 비워졌다면, 위 내시경 직전에 경구용 마취제로 속을 마취하고 난 뒤 마우스 피스를 물고 내시경을 진행합니다. 내시경을 받게 되면 처음에 놀라게 되는 부분은 카메라 호스가 생각보다 굵다는 점입니다. 수면으로 진행하면 이 호스를 내 눈으로 보지 않아도 되지만, 비수면으로 진행하면 호스를 내 눈으로 내 입속에 들어가는 걸 보게 된다는 것이 가장 마음을 힘들게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저게 내 뱃속으로 들어갈만한 굵기인가 싶을 정도로 굵기는 한데 수면으로 진행하든 비수면으로 진행하든 호스 굵기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면 결국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위내시경을 시작하면 사정없이 호스를 입속으로 집어넣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토가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우리가 일부러 토할 때 손가락을 입 속에 깊숙이 넣곤 하는데 이때 느껴지는 구토감이 연속적으로 느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로 카메라 호스가 목젖을 건드리고 있어서 토하는 것처럼 구역질이 계속 나오기는 하지만 금식하고 뱃속을 비워두었기 때문에 실제로 토사물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사실 건강검진을 목적으로 내시경을 받고 이상이 없다면 검사는 굉장히 간단하게 끝납니다. 힘들어진다면 실제 이상이 발견되었을 때 입니다. 용종이 있다면 떼어낼 것이고, 이상 소견이 있어서 조직검사를 받게 된다면 뱃속에서 조직을 채취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배울 때 내장기관에는 감각신경이 없어서 아픈걸 못 느낀다고 배우기는 하는데, 막상 조직검사를 실제로 해보게 되면 따끔한 느낌이 납니다. 따끔한 느낌보다는 뱃속을 누가 세게 꼬집는 듯한 느낌입니다. 하지만 초등학생도 견딜수 있을 정도 수준이라는 것 다시 한번 기억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비수면 내시경의 경우 검사 직후에 아무런 이상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특별한 이상이 없다면 1~2시간 후 식사를 해도 괜찮습니다. 이 것도 위내시경 때문이 아니라 경구 마취를 진행한 게 덜 풀려서 바로 식사하는 것을 금한다고 하는 것이니 비수면 내시경 후 사실상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자세한 지시는 당연히 의사 선생님의 지시를 따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수면 위 내시경
수면 내시경은 비 수면 내시경 보다도 간단합니다. 비수면 내시경의 경우와 동일하게 물도 마시지 않는 금식을 하여 위속을 비워낸 후 진행 됩니다. 똑같이 경구용 마취를 진행하고, 수면마취를 받고 나면 사실 위 내시경을 받았는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간단하게 내시경 검사가 끝나 있습니다. 저는 수면 마취 깨고 나서 검사 안 받았는데 마취 풀렸다고 간호사 선생님께 여쭤 봤었습니다.
수면 위내시경에 대하여 걱정하시는 부분은 사실 검사가 힘들까봐 걱정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수면 마취가 깨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것이 수면 내시경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저 역시 이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심지어 저는 비수면 위내시경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성인이 되고 나서 까지도 열 번이 넘게 받아봤기 때문에 굳이 수면 내시경을 받아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대장 내시경까지 한 번에 받으려다 보니 수면 내시경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수면 내시경 할 때 받는 수면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할 확률에 대해 찾아보고 이 정도면 안심하고 수면 내시경을 받아도 되겠다고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찾아본 자료에 의하면 수면 마취 후 깨어나지 못할 확률은 100만 명당 5명 수준으로 0.0005 %입니다. 비교하자면 살면서 자동차 교통사고로 죽을 확률보다 낮고, 비행기 추락사고를 경험할 확률보다도 낮습니다. 따라서 자동차 타고 다닐 거고 비행기 타고 출장 또는 여행 갈 거면, 수면 마취받아도 별 문제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자동차를 타면서 사고가나서 죽을 고민을 하지는 않고, 비행기를 타면서 추락을 경험할 거라 생각하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고민을 하는 분들도 일부 계시겠지만 그래도 자동차를 절대로 타지 않겠다고 하는 분들은 아마 계시지 않을 것 같습니다.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정말로 걱정해야 하는 부분은 내시경 이후 다음 일정에 대한 부분입니다. 수면 마취가 깨더라도 지각 능력이 바로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자동차 운전 등 사고가 날 수 있는 활동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한 수면 마취가 깬 뒤에도 힘들 수 있기 때문에 귀가 시 도와줄 수 있는 일행이 있는 것이 좋습니다. 노약자 분들이라면 더욱 동행이 필요합니다.
비수면 내시경과 수면 내시경 결정 가이드라인
글을 여기 까지 읽으셨다면 비수면 내시경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다는 것도, 수면마취에 굳이 겁먹을 필요가 없다는 것도 아마 동의가 되셨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수면 내시경을 할지 비수면 내시경을 할지는 어떻게 결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제 생각에는 내시경 당일 혼자 내시경을 받으셔야 한다면 비수면 내시경을 받으시는 것을 권해 드리고, 동행해서 수면 마취 후 귀가를 도와주실 분이 있으시다면 수면 내시경을 받으시는 것을 권해 드립니다. 제 글을 읽고 나서도 비수면 내시경을 받는 것이 너무나 고통스러울 것 같아 걱정되신다면 수면 내시경을 받으시는 것을 권장드리고, 귀가 시 도와줄 수 있을 만한 분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니라면 귀가 시에는 버스보다는 택시를 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 수면 내시경과 비수면 내시경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검사 잘 받으시고 건강한 생활 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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