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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스퍼 멍크(Jesper Munk) - morning coffee

by 빅푸 2023. 12. 20.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심사위원들이 귀를 갑자기 쫑긋 하게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아침 출근길 몽롱한 정신으로 블루스 락 재생목록을 틀어놓고 갑자기 눈이 번쩍 뜨였다. 블루스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존메이어 이후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바로 Jesper Munk다. 

 

재스퍼 멍크
morining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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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스퍼 멍크(Jesper Munk)

블로그를 쓰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것이 음악 관련 얘기를 적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림이나 사진 정도 되면 이미지라도 띄워 보겠지만 음악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 가수만큼은 꼭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인상적이었다는 얘기다. 재스퍼 멍크(Munk). 이름에서 절규라는 엄청난 명작을 그린 노르웨이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Munk)가 생각난다. 재스퍼 멍크의 음악을 들었을 때 내 표정이 절규에 나오는 그림의 표정이 아니었을까 싶다. 

 

재스퍼 멍크에 대해 적기 전에 나의 음악적 취향을 살짝 공개해 본다. 나는 락이라면 환장하고 듣던 락 덕후였다. 딱히 종류를 가리지도 않았다. 메탈리카, 메가데스 같은 헤비 한 음악. 너바나의 얼터너티브. 그린데이의 그런지. 한국에서는 노브레인이나 크라잉넛 같은 조선펑크를 좋아했다. 음악을 듣다 보면 처음에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듣다가 점차 하나씩 소리를 분해해서 듣게 된다. 어떨 때는 드럼소리에 집중해 보기도 하고, 베이스 소리를 따라 듣기도 한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기타 소리다. 기타에 집중하게 되면서 음악 역사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운드의 근원이 무엇인가 찾아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가서 들으라고 하던 공학 쪽 수업은 안 듣고 로큰롤 히스토리 같은 수업을 듣곤 했다. 그러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바로 블루스다. 내가 사랑하던 소리의 뿌리가 블루스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고 블루스 기타리스트들에 빠져들었다. 가장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는 비비킹, 그리고 지미 핸드릭스. 이 포스팅을 쓰고 나서 음악 포스팅에 자신감이 생긴다면 비비킹이나 지미 핸드릭스에 대해서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서 나에게 있어서 플레이 리스트를 고르는 기준은 바로 기타 소리가 되었다. 그런데 그게 그렇게 쉽게 골라지진 않는다. 이 글을 적기 전 나에게 큰 인상을 준 기타리스트를 만난 순간이 존메이어의 Slow dancing in a burning room (2006)이라고 하면, 정말 그게 그렇게 쉽게 오는 순간은 아닌 것 같다.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이 곡을 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바로 재스퍼 멍크의 Morning coffee를 들으면서다. 

 

재스퍼 멍크는 92년생으로 독일 출신의 아티스트다. 사실 블루스 하면 딱 떠오르는 게 흑인음악이라는 것이다. 흑인들의 오랜 고난의 시간 끝에 담긴 한의 정서가 그 끈적끈적한 보컬과 기타 소리에 담아낸 것이 블루스다. 블루스 하면 떠오르는 전설들인 머디 워터스, 비비 킹, 버디 가이, 지미 핸드릭스 모두 흑인들이다. 에릭 클랩턴도 블루스를 하지 않냐고 말할 수 있지만, 그 흑인 특유의 끈적함은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재스퍼 멍크 노래를 무심코 들을 때 당연히 흑인이라고 생각했다. 약간 디스토션이 걸린듯한 보컬과 툭툭 뱉는 듯한 느낌 그리고 쭉쭉 뒤가 끌려오는 리듬감이 흑인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다만 영어 발음이 미국식이 아니라 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다. 나중에 찾아보니 심지어 백인이다. 그것도 미국사람도 아니고 독일사람. 그리고 하루종일 들었다. 

 

글을 쓰다 보니 또 아쉽다. 이 느낌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지만 이번엔 백문이 불여일청이라고 하는 것이 낫겠다. 아래 링크를 타고 직접 들어 보시라. 

 

Morning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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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per munk
Jesper Munk, 출처 : Jesper Munk instagram

 

Morning coffee 같은 경우는 앞서 말했듯이 블루지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그 외에는 락적인 느낌이 드는 곡도 많이 있다. 그러면서 이 가수에게는 흑인과 백인 사이의 소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 흑인 같은 느낌을 내는 때도 있지만, 백인이 부르는 로큰롤의 느낌이 나는 곡들도 있었다. 미국인들이 엘비스 프레슬리를 칭할 때 백인이지만 흑인의 소리가 난다고 했다. 나는 재스퍼 멍크의 노래를 들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글로벌하게 사랑받을 만한 재능이 충분히 있는 것 같다. 생김새도 영국의 슈퍼스타 데이비드 보위의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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