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조 건축물이란 나무로 지은 건축물을 말합니다. 얼핏 보면 스마트 시티와는 어울리지 않는 재료처럼 보입니다. 철근 콘크리트의 등장 이후 건축 재료의 세계에서 쓸쓸히 밀려났던 나무의 건축재로의 귀환을 가능하게 한 CLT라는 재료에 대해 알아보고, 스마트시티에서 나무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알아봅시다.
목구조 건축물과 스마트 시티
목구조 건축물은 목재로 만드는 건축물을 말합니다. 목구조 건축물과 스마트 시티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단어로 보입니다. 하지만 목재는 스마트 시티의 조성에 있어서 새롭게 각광받는 건축재료입니다. 스마트 시티와 목재의 공통점은 사람을 향한다는데 있습니다. 스마트 시티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에게 안전하고 윤택한 삶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도시에 IT 기술을 접목하여 교통 인프라를 혁신하고, 물류를 개선하고, 안전을 개선하여 사람이 더욱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며, 탄소 배출량을 줄여서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사람이 편리한 도시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목재는 사람이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재료입니다. 우리가 대표적으로 알고 있는 목재 건축물인 한옥에 대하여 평할 때 주로 나오는 단어는 힐링과, 감성입니다. 그만큼 목재가 주는 감성은 따뜻함과 편안함입니다. 목재에서는 자연이 주는 냄새를 간직하고 있고, 자연이 가지고 있는 색채와 무늬를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목재라는 것은 인간이 편안함이라는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재료입니다.
목재 건축은 그동안 동양권, 그리고 나무가 풍부했던 미국에서는 주요 건축 자재로 사용되어왔습니다. 도시의 밀도가 높아지면서 고층건물이 필요해 지는 과정에서 목재는 건축 자재로서 한 켠에 밀려나게 됩니다. 고층 건물의 시대의 건축 재료의 주인공은 철근 콘크리트가 차지합니다. 고층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높은 강도를 가지며, 화재에 강하고, 습기에도 강한 건축 재료가 필요한데, 이러한 장점을 철근 콘크리트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목재는 결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정 방향의 충격에 부수어지기 쉽고, 불에 땔감으로 사용할 정도로 화재에 취약하며, 습기를 머금으면 강도가 약해지고, 휨이 발생하는 등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층건물을 짓기에는 어려운 자재입니다. 또한 길이 측면에서도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목재를 높이 쌓으려면 그만큼 긴 나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나무의 높이는 나무마다 제각각입니다. 길이를 기둥마다 맞추려면 짧은 길이의 나무에 맞춰야 합니다. 이는 고층 건물을 나무로 올리기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단점입니다.
목구조 고층건물
그렇다고 해서 목구조로 된 고층건물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신라시대에 지어진 황룡사 9층 목탑이 그 예입니다. 황룡사 9층 목탑은 높이가 약 80m인 고층 건축물로 현대로 따지면 약 30층 정도의 높이와 같습니다. 황룡사 9층 목탑 역시 목조 건물이기 때문에 화재에 취약하였습니다. 1238년 몽고 침입 시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습니다.
따라서 목구조 건축물을 현대의 스마트 시티 실정에 맞도록 고층건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화재에 강하고, 고층건물의 상층부에서 마주할 바람이 주는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강도가 필요하며, 악천후에도 휨이 없도록 습기에도 강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한 재료 개발이 꾸준히 이루어졌고, Cross Laminated Timber (CLT)라는 재료가 개발되면서 목구조 고층건물의 건축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습니다.
목구조 재료 CLT
CLT라는 단어를 통하여 CLT 가 어떤 목재 재료이길래 고층건물의 구조에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CLT는 Cross Laminated Timber의 약자로 Cross는 교차한다는 것, Laminate는 한층 한층 겹쳐서 만드는 구조, 그리고 Timber는 목재입니다. 따라서 CLT는 목재를 한층 한층 교차해서 겹쳐서 만드는 구조입니다.
위는 CLT 구조를 표시해둔 모식도입니다. 오른쪽에 있는 그림과 같이 목재를 교차(cross)시켜서 적층(laminate)하여 왼쪽과 같이 판을 만들면 목재를 고층건물의 건축에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강도, 내화성을 갖출 수 있게 되며, 여기에 방수 코팅을 더하여 내습성까지 갖출 수 있게 됩니다.
CLT 장점
강도
CLT의 가장 큰 장점은 철근 콘크리트 수준의 강도를 가지며, 뒤틀림이 없다는 점입니다. 나무라는 재료는 결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나뭇결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결이 있다는 것은 결과 수직한 방향으로는 잘 쪼개지지 않지만 결 방향으로는 쪼개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엄마손 파이"라는 과자를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결과 평행한 방향으로는 힘을 조금만 들여도 결과 결 사이가 분리되지만, 결과 수직한 방향으로는 과자가 버티다가 부서지게 됩니다. 이와 같이 결이 있다는 것은 결과 수직한 방향으로는 강도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CLT는 결을 가지는 나무를 수직으로 교차시켜 적층 한 것입니다. 따라서 결 방향에 관계없이 강한 강도를 가지게 됩니다. 또한 나무의 뒤틀림 역시 나무가 열을 받고 식으면서, 수분에 젖었다가 마르는 과정에서 결 방향으로 변형이 생기면서 뒤틀리게 되는 것인데, CLT의 경우에는 이러한 나무 결을 교차시켜 만들었으므로 뒤틀림에도 강해지게 됩니다.
내진성
나무라는 재료는 철근 콘크리트 대비 충격을 잘 흡수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진이 많은 나라에서는 나무를 주요 건축 재료로 사용하곤 합니다. CLT는 내진성에 강하다는 나무의 특성을 그대로 가짐과 동시에 모든 방향의 충격에서 강한 강도를 가지기 때문에 지진에 더욱 유리한 건축 재료입니다.
공사기간 단축
CLT는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동일한 크기의 철근 콘크리트와 비교했을 때 무게가 굉장히 적게 나갑니다. 무게가 적게 나간다는 것은 공사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적다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CLT를 사용할 경우 철근 콘크리트 건물 대비 공사 시간을 약 30 % 정도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CLT를 사용하여 건축할 경우 철근 콘크리트에서 필요한 콘크리트의 고정을 위해 들어가는 시간 또한 절약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에는 18층짜리 목조 건축물이 70일 만에 지어진 바 있습니다(근거자료).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
CLT는 저탄소 재료입니다. 이 말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자연에서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나무를 베어서 만드는 재료인데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는 재료라고 하니 선뜻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단 철근 콘크리트는 만드는 과정에서 철근은 철광석을 녹여야 하며, 콘크리트는 석회석을 녹여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할 것이고 이는 엄청난 양의 온실 가스를 배출하게 됩니다. 철근 생산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3 %를 차지하며, 콘크리트 생산시 발생하는 배출량은 5%에 해당합니다.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하는 것이 기후 변화에 주는 영향은 어마어마합니다.
CLT를 사용하는 목재의 경우는 건축 자재로 사용할 경우 도심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건축 자재 안에 저장을 할 수 있습니다. 나무의 생장 과정에서도 이산화 탄소를 호흡하며 빨아들입니다. 따라서 자라는 과정에서도 온실 가스를 줄일 수 있으며, 건축 재료로 사용한 뒤에도 도심의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목재를 건축재료로 사용하는 경우 이중으로 온실가스를 저감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건축 재료로 사용하는 양 이상으로 나무를 더 심어야 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불에 강함(내화성)
CLT는 불에 강한 재료입니다. 나무가 불에 타는 재료인데 나무로 만든 CLT는 불에 강하다니 이 부분 역시 선뜻 이해가 가지 않으실 것입니다. 이 부분 역시 철근 콘크리트와 비교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철근 콘크리트는 열을 빠르게 전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열을 가하는 조리도구로 금속으로 만든 냄비를 사용합니다. 철근은 오랫동안 열을 받으면 흐물흐물해진다는 특성 또한 있어 화재 발생 시 철근이 물러지는 경우 건물 전체가 붕괴가 됩니다. 나무의 특징 중 하나는 열전도성이 낮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나무로 만든 냄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열이 잘 전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고기를 숯불에 굽는 것을 생각해보면 나무가 열을 얼마나 머금고 버틸 수 있는지 이해하실 수 있으실 텐데요, 나무로 만든 숯은 열을 머금을 수 있기 때문에 숯을 사용하는 경우 오랫동안 고기에 열을 가할 수가 있게 됩니다. 이처럼 나무는 열을 전달하는 속도가 굉장히 느린 재료입니다. 따라서 나무의 표면에는 불이 붙을지라도 나무의 중심부까지 불이 붙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이는 불이 붙을지라도 건물이 붕괴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CLT의 표면에 내화 코팅을 추가할 경우 더욱 불에 강해지는 재료가 됩니다.
CLT 단점
CLT의 가장 큰 단점은 개미와 같은 벌레에 약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흰개미의 경우 CLT에 서식하게 되는 경우 CLT가 가지는 강도의 장점을 상쇄시켜 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CLT로 고층건물을 짓게 될 경우 훈증 처리와 방제처리를 철저히 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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