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한국 프로 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입니다. 야구의 묘미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한 가지만 뽑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숨통이 뻥 뚫리듯 날아가는 홈런일 것입니다. 그런데 홈런이라는 말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홈런이라는 단어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고, 홈런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알아봅시다. 더 나아가서 한국 야구팬들의 마음에 새겨진 홈런들 까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홈런
홈런(Homerun)이라는 말은 굳이 야구가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용어가 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말입니다. 일이 잘 풀렸을 때 홈런한방 때렸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홈런이라는 단어는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일까요?
| 홈런의 뜻
홈런을 영어로 쓰면 Homerun입니다. 집을 의미하는 Home과 달린다는 말인 Run을 합친 단어입니다. 야구판에서 왜 갑자기 집으로 뛰어들어가냐고 생각하실 수 도 있겠습니다만 잘 생각해 보면 당연한 뜻입니다. 야구에서 타자는 투수의 공을 치고서 출루를 합니다. 출루라는 말은 타자가 원래 있던 공간, 즉 자기 집을 벗어나서 나간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1루, 2루, 3루를 돌아서 원래 타자가 있던 집으로 들어오면 점수를 줍니다. 이게 야구라는 게임에서 점수가 나는 방법입니다. 집, 즉 홈(Home)으로 돌아오면 점수를 내는 게임입니다.
야구에서 타자가 투수가 던진 공을 치면 집을 나가서 루상으로 가게 됩니다. 가능한 많은 루를 뛰어가는 것이 타자에게는 유리하겠지요. 그래야 홈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타자는 자기가 있는 루에서 수비수가 공을 잡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뛸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비가 공을 잡으면 멈춰 서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에 타자가 친 공이 경기장을 넘어갔다면 어떻게 될까요? 타자는 계속해서 뛸 수 있습니다. 즉 홈까지 뛰어들어오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타자가 담장너머로 경기장을 벗어날 정도로 공을 멀리 쳐냈을 때 홈런, 즉 집으로 뛰어들어온다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제 타자가 담장밖으로 공을 넘겼을 때 홈런이라고 부르는지 이해가 되셨죠? 그러면 홈런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홈런의 종류
홈런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가 있습니다. 첫 째는 앞서서 말한 것처럼 경기장 밖으로 공을 넘기는 일반적인 홈런이 있고, 두 번째는 타자가 냅다 달려서 1루, 2루, 3루를 거쳐서 홈까지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영어로는 일반적인 홈런은 outside the park homerun이라고 하고 달려서 만들어내는 홈런은 inside the park homerun이라고 합니다만, 홈런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는 담장을 넘긴 경우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별히 달려서 만들어 내는 경우는 정말 드물게 나오기 때문에 영어로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 한국에서는 그라운드 홈런, 일본에서는 러닝 홈런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서 홈런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경기장 밖으로 공을 넘겨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관중석에 공이 떨어져도 어쩔 때는 파울이라과 하고, 어쩔 때는 홈런이 되지요. 홈런이 되는 기준은 외야에 서 있는 두 개의 노란색 폴대입니다. 외야에 서 있는 두 개의 노란색 파울 폴대 안쪽으로 공이 넘어가야 합니다. 파울 폴대를 맞추는 것까지는 홈런으로 인정합니다.
위 그림은 대전 한화이글스 홈구장 사진입니다. 노란색 파울 폴대가 외야 양 구석에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타자가 공을 쳐서 외야 담장을 넘겼는데, 이 두 폴대 사이에 공이 떨어지면 홈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홈런의 역사
홈런 친 타자들을 보면 열심히 달려서 홈으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빨리 뛸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에 천천히 조깅하듯 들어옵니다. 그런데도 왜 홈으로 달려온다는 run이라는 말을 붙이게 되었는지 의아하실 것입니다. 왜 그런지 알고 싶다면 첫 번째 홈런 기록에 대하여 살펴보면 됩니다. 최초의 홈런은 1876년 5월 2일 미국 MLB 시카고 화이트 스타킹(현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로스 반스(Ross Barnes)라는 2루수가 기록했습니다. 신시내티 레드 스타킹의 상대 투수 빌 체로키 피셔(Bill Cherokee Fisher)를 상대로 5회에 쳐냈습니다. 이 최초의 홈런은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지 못했습니다. 즉, 그라운드 홈런입니다. 로스반스는 엄청나게 열심히 달려서 홈으로 쇄도했습니다. 그리고, 로스 반스가 홈을 밟자 아나운서는 홈런이라고 말했죠. 이것이 홈런이라는 단어의 유래입니다. 최초의 홈런이 발로 달려서 만든 그라운드 홈런이었기 때문에 런이라는 단어가 붙을 수밖에 없었던 셈입니다.
당시에는 야구장이 워낙 넓기도 했고, 야구공의 반발력이 좋지도 않았기 때문에 담장밖을 넘기는 홈런이 나올 수 가 없었다고 합니다. 로스 반스 이전에는 그라운드 홈런이 나온 적이 없었기 때문에 한 번에 홈으로 선수가 들어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아무도 해보지 못했던 셈입니다. 최초의 홈런 타자로 기록된 로스 반스도 이후로는 홈런을 기록한 적이 없습니다. 이후로 경기장이 규격화되고 야구공 반발력도 좋아지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홈런 타자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그 유명한 베이브 루스입니다.
- 상황에 따른 홈런 종류
담장 밖을 넘기는 홈런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타자 한 명만 들어오는 경우는 솔로 홈런이라고 합니다. 한명만 홈으로 들어오게 되므로 1점짜리입니다. 루상에 주자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1루 2루 3루 총 3개의 루가 있기 때문에 홈런도 2점, 3점, 4점까지 가능합니다. 2점짜리는 둘이 들어온다고 투런, 3점짜리는 쓰리런이라고 합니다. 4점짜리는 특별하게 만루 홈런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그랜드 슬램(Grand-slam)이라고 표현합니다.
경기 상황에 따라서도 홈런에 이름을 붙입니다. 두 명의 타자가 연속으로 홈런을 치는 경우에는 연타석 홈런이라고 합니다. 1번 타자가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쳐낸 홈런은 리드오프(lead-off) 홈런이라고 부릅니다. 선두 타자를 리드오프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백투백 홈런이라는 말은 한 명의 타자가 두 타석 연속으로 홈런을 쳐내는 경우입니다. 세 번 연속으로 치면 백투백투백 홈런이라고 합니다. 백투백(back to back)이라는 말이 다시 돌아왔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사이클링 홈런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야구에서 쳐낼 수 있는 안타의 종류는 1루타, 2루타, 3루타, 홈런이 있는데요. 이 모든 것들이 다 나왔을 때 사이클링 히트라고 말하고, 이 안타들 중 홈런을 특별히 사이클링 홈런이라고 부릅니다. 아주 보기 힘든 귀한 홈런입니다. 마지막으로 설명하고 싶은 홈런은 끝내기 홈런입니다. 가장 극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가장 짜릿한 홈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끝내기 홈런은 9회 말에 경기를 끝내버리는 홈런입니다. 끝내기 홈런에 대해 설명하기 앞서서 야구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끝내기 홈런이라는 게 나올 수 있는 이유가 되는 야구 규칙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야구는 홈팀과 원정팀이 한 이닝에 각각 공격을 한번씩 번갈아서 하게 됩니다. 홈팀이 원정팀 다음 순서에 공격을 하게 됩니다. 매 회 초에는 원정팀이 타자가 돼서 공격을 하고, 매회 말에는 홈팀이 공격을 합니다. 그러니깐 9회 초에 홈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9회 말없이 경기가 종료가 됩니다. 홈팀은 공격을 하지 않아도 이기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9회 말에 경기를 하게 되는 상황은 두 가지가 있겠지요. 홈팀이 지고 있거나, 경기를 비기고 있는 경우입니다. 즉 홈팀은 여기서 해결을 못하면 경기를 지게 되는 상황이라는 말입니다. 홈팀은 보통 관중이 많이 있습니다. 수많은 관중이 바라고 있는 것이 홈팀의 역전승일 가능성이 높은 때, 그것이 야구의 9회 말입니다. 그리고 이때 안타를 쳐내서 득점을 하고 점수차가 벌어지게 된다면 경기는 그 자리에서 끝이 나게 됩니다. 그래서 경기를 끝내는 안타라는 의미에서 '끝내기'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안타가 일반적인 안타가 아니라 경기장을 넘겨버리는 홈런이라면? 홈팀 관중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을 보이며 흥분합니다. 선수들도 그라운드로 달려오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끝내기 홈런입니다. 그러면 한국 야구에서 가장 극적인 홈런이라고 할 수 있는 사례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야구에서 기억에 남을만한 끝내기 홈런이 몇 가지 있습니다. 야구팬들의 기억에 가장 강렬하게 남는 홈런포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바로 한해 야구의 최종 결승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터져 나온 끝내기 홈런입니다. 두 번의 케이스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2002년 삼성 라이온즈 마해영 선수가 터뜨린 한국시리즈 끝내기 홈런. 2009년 기아 타이거즈 나지완 선수가 터뜨린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입니다. 한국 야구팬들의 모든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터지는 홈런이었을 테니 당시 분위기는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해영 선수의 홈런이 더 극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승엽 선수의 동점 홈런 이후 터져버린 홈런이었기 때문입니다.
여기까지 홈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역시 홈런에 대한 글을 쓰다 보니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처음 야구를 접하시는 야구팬 분들도 제가 느꼈던 뜨거운 감정을 함께 공유하면서 야구를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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