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연구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는 똑똑해야지만 연구할 수 있다는 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렇게 글을 시작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연구하는 사람은 똑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똑똑한 사람들도 있다. 똑똑한 사람들은 순식간에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킬 만큼 놀라운 영향력을 발휘한다. 뉴턴, 아인슈타인, 테슬라 등등 이름만 대도 누구나 인정할만한 천재들이 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연구원들은 똑똑하지 않다. 우리들은 흔히 말한다. 연구는 엉덩이로 하는 거라고... 자조적인 표현이지만 사실이다. 실제로 연구는 엉덩이로 한다. 엉덩이를 붙이고 작은 실험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결과를 정리하고 의미를 찾아간다. 한 번에 큰 변화를 주면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단 한 가지의 조건만 변화시키며 실험한다. 일종의 단순 반복 작업이다. 따라서 연구란 머리가 똑똑해야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끈기이다.
또 하나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연구를 하는 사람들은 외골수에 이기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다. 대단히 잘못된 생각인 게 것이 연구란 혼자 진행해서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없다. 혼자 연구를 하게 될 경우 편향된 해석을 할 수밖에 없으며, 생각의 폭도 개인이 거지고 있는 지식에 국한되어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수가 없다. 최첨단을 달리는 기술은 똑똑한 천재 혼자서 만들어 내지 않는다. 철저히 수많은 사람들의 작은 그리고 끊기 있는 노력이 합쳐진 협업연구의 결과물이다. 최첨단을 달리는 기술들은 마치 종합예술과 비슷해서 한 분야에서 극의에 달한 전문가가 있다고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것이 아니다. 수많은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고민하고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 선 얘기는 최첨단 산업 기술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비교적 작은 범위에서 수행되는 학교에서의 연구도 혼자 진행되지 않는다. 학교에서의 연구의 최종 종착지는 논문이다. 논문은 주로 과학 저널들을 통하여 발표되는데, 이 저널들에 논문이 게재되기 전에는 peer review라고 하는 심사과정을 거친다. peer란 사전적인 의미로는 동료를 뜻하므로 peer review란 동료 과학자들에게 받는 논문 검토 과정을 의미한다. 대게 3명 이상의 peer reviewer들로부터 논문의 내용을 검토받는데, 이 과정에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추가로 실험해야 할 내용, 이론적으로 맞지 않는 내용, 추가해야 할 내용 등에 대하여 토의를 하게 된다. 즉, 실험은 혼자 했고, 논문도 혼자 썼더라도, 결과적으로 연구의 결과물은 다른 동료 연구자들과 토의 과정을 거쳐서 발표되게 된다. 다시 말하면, 거치게 되는 토의 과정에서 다른 연구자들을 설득할 수 없으면 결과물은 세상의 빛을 볼 수 없게 된다. 즉, 연구를 하는 사람들도 협업을 위해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려고 노력하며, 좋은 관계를 맺어가려고 노력한다.
학문의 길을 걷고 연구를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흔히 하는 또 하나의 착각은 그들이 재미없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영어로 보면 "Nerd"라고 표현하는 사회부적응하는 얼간이, 또는 샌님 정도의 표현으로 연구자들을 표현하기도 한다. 물론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들도 엤고 자기 분야에 매몰되어 다른 일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기본적으로 연구를 잘하려고 해도 필요한 것이 사회생활이다. 협업이 없이는 좋은 결과물도 낼 수 없다.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분야가 다를 뿐 재미없게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단지 관심을 느끼는 분야가 다를 뿐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결국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가치를 두고 있는 부분이 다를 뿐 연구하는 사람이라고 유별나게 다른 사람은 아니다. 단지 관심을 느끼는 분야가 다를 뿐이다. 누군가는 돈을 버는 것에 관심이 많아 사업을 하는 것이고, 누군가는 요리에 관심이 많아 요리사를 하며, 누군가는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에 가치와 관심을 두어 선생님을 한다. 연구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분야에 가치와 관심을 둔다. 연구원들이 관심을 두는 분야는 비전문가가 보기엔 이해하기 쉽지 않은 것일 뿐이다. 왜 저런 걸 고민하고 사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다라도 한발 떨어져서 조금 멀리 서서 바라보면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라는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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