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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너클볼 원리와 대표적인 너클볼러들

by 빅푸 2024. 5. 21.

너클볼은 제대로 스트라이크 존에 던진다면 마구에 가까울 정도로 치기 어려운 구종입니다. 손가락 관절을 뜻하는 너클로 공을 잡고 던진다는 의미에서 너클볼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공에 회전이 없기 때문에 야구공 솔기에 닿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공이 휘어집니다. 투수도, 타자도, 포수도 예측하기 어려운 공이 바로 너클볼입니다. 너클볼에 대해서, 그리고 너클볼러인 노경은, 웨이크필드, 디키까지 알아보겠습니다. 

 

 

|| 너클볼이란

너클볼은 축구로 치면 무회전 프리킥입니다. 야구식으로 표현하면 무회전 투구 또는 무회전 피치 정도 되겠습니다. 공을 던질 때 회전을 최대한 없애서 던지는 공이 바로 너클 볼입니다. 축구의 무회전 프리킥이 그렇듯 너클볼은 공기의 흐름에 투구의 방향을 맡기는 공입니다. 바람이 어디로 부는지에 따라 공의 방향이 바뀌고 심지어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것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너클볼을 표현하는 말로, 던지는 투수도 어디로 던지는지 모르고, 포수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고, 타자도 어떻게 쳐야 할지 모르는 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무작위성을 가진 공입니다. 너클볼을 제구 할 수 있다면 당대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어려운 공입니다. 

 

너클볼의 회전이 없어지는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면 너클볼이라는 이름의 유래부터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클은 우리가 쉽게 이해하기로는 주먹에 끼우는 무기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영어 뜻을 찾아보자면 손가락 관절을 너클(knuckle)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투구는 공을 던질 때 아래 방향으로 회전을 강하게 줍니다. 회전이 강할 수 록 타자는 공을 멀리 보내기가 어렵습니다. 타자는 투수가 던진 공의 역방향으로 공에 회전을 걸어서 타구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너클볼의 경우에는 일부러 공에 회전을 최소화합니다. 그걸 위해서 투구를 할 때 너클, 그러니까 손가락 관절 부분으로 공을 잡고 공을 던질 때 관절로 역회전을 걸어줘서 공을 던지는 힘에 의해 생기는 회전을 상쇄시켜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클로 공을 잡고 던진다고 해서 너클볼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모든 구종이 그렇지만 항상 너클(관절)로 공을 잡아서 던지는 것은 아닙니다. 손끝으로 역회전을 걸어줘서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들도 있습니다. 너클볼의 핵심은 무회전을 만들어서 던진다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너클볼의 특징

너클볼은 일반적으로 구속이 매우 느립니다. 투수들이 던지는 공이 보통 140km/h를 상회 합니다. MLB의 경우에는 더욱 빠릅니다. 그런데 너클볼의 구속은 60~70 마일 정도로 90~110km/h 정도입니다. 회전수도 굉장히 낮습니다. 보통의 직구의 분당 회전수가 2000 rpm 정도 나온다면 너클볼은 300~500 rpm 정도입니다. MLB에서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인 맷 월드론의 경우 2023년 직구(포심) 구속이 91마일(146km/h)에 분당 회전수가 2068 rpm 정도입니다만 너클볼은 77마일(124km/h)에 239 rpm입니다. 직구에 비하면 너클볼 회전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수준입니다. 이렇게 구속은 느리고 회전은 없기 때문에 공을 던지는 당시의 실밥 위치에 따라서 공이 기류의 영향을 받아 어디로 튈지 모르고 날아갑니다. 타자도 속수무책, 포수도 속수무책인 공이 바로 너클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클볼 투수들은 자신의 공을 잘 받아줄 수 있는 전담 포수들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야구와 미국야구에서 너클볼로 유명했던 투수들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너클볼 투수

- 노경은

공을 던지고 있는 노경은 선수
노경은, 출처 : 스포츠 조선

 

2024년 기준 KBO에서 너클볼을 던지는 유일한 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노경은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시절에 또 다른 KBO의 너클볼러였던 크리스 옥스프링 선수에게 너클볼을 배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노경은 선수는 위 사진에서 보듯 손끝으로 공을 찍어서 던지는 너클볼 그립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클볼 구속은 100km/h 정도로 너클볼 치고는 좀 빠른 편입니다. 너클볼 치고 볼 회전수가 제법 있는 편이기도 합니다.

 

노경은 너클볼 보러 가기

 

사실 노경은 선수는 처음부터 너클볼을 구사하는 투수는 아니었습니다. 전성기라고 할 수 있는 두산베어스 시절에는 150km/h를 상회하는 직구와 140km/h를 넘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던 선수였습니다. 어찌 보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우완 정통파 투수에 가까운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투수들이 그렇듯 나이가 들면서 자기 공이 통하지 않는 순간이 오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노경은 선수가 선택한 돌파구는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 너클볼도 있었던 셈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옥스프링을 통해 너클볼을 배우고 실전에서 구사하기 시작했으며, 롯데 자이언츠에서 방출된 이후 호주 리그의 질롱 코리아에서 야구의 끊을 놓치지 않고 너클볼을 더욱 가다듬었다고 합니다. 이후 2022년에는 다시 KBO 무대로 돌아와서 SSG의 우승에 일조하고 2023년에는 데뷔 21년 만에 올스타전에도 나오게 됩니다. 노경은 선수의 노력과 엄청난 자기 관리가 일궈낸 실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노력을 나타내는 가장 상징적인 구종이 너클볼이 아닐까 합니다. 

 

- 팀 웨이크필드

웨이크필드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팀 웨이크필드, 출처 : AFPBBNews = News1

 

MLB를 대표하는 너클볼러를 뽑으라고 한다면 너클볼의 역사에 기록될만한 많은 선수들이 있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야구가 인기 종목이 되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이후 너클볼러로 가장 유명한 투수들은 팀 웨이크필드와 RA 디키를 뽑을 수 있습니다. 웨이크필드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레전드 투수로 레드삭스에서만 무려 20년 가까이 활약을 했습니다. 2004년 밤비노의 저주를 깨고 보스턴 레드삭스가 우승할 때도 팀의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로 출전한 선수가 팀 웨이크필드일 정도로 오랜 시간 정상급의 활약을 펼친 선수입니다. 

 

웨이크필드 선수의 너클볼은 어디로 갈지 모르는 공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담포수를 따로 두고 있었습니다. 사실 보스턴 레드삭스에는 제이슨 배리텍이라는 명 포수가 있었습니다. 2005년에는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할 정도로 동시대에는 최고의 포수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배리텍이었습니다. 하지만 웨이크필드가 선발로 나올 때는 덕 미라벨리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왔습니다. 오직 웨이크필드의 공을 받기 위해서 훈련하고 연습하던 포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을 받을 때도 포수 글러브가 아닌 더 넓고 큰 1루수 글러브를 끼고 웨이크필드 선수의 공을 받았습니다.

 

팀 웨이크필드의 주 구종은 당연히 너클볼로 투구의 80%를 너클볼을 던졌습니다. 너클볼 구속은 평균 66마일로 약 100km/h 수준입니다. 포심 패스트볼을 10% 정도 섞어서 던졌는데 포심 구속도 77마일로 120km/h 정도 입니다. 한국의 유희관 선수보다 느린 직구를 던진 셈입니다. 직구 구속이 느린 이유는 웨이크필드의 투구폼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너클볼을 던지기 위해서 온몸에 힘을 빼고 던지는듯한 투구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래 영상을 보시면 웨이크필드 선수의 너클볼과 투구 폼을 볼 수 있습니다. 

 

웨이크필드
너클볼 보러 가기

 

웨이크필드 선수는 19년동안 통산 200승 3226이닝을 소화했습니다. 너클볼러로는 최다승 최다이닝 선수이며,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엄청난 승과 이닝을 소화했습니다. 그 비결이 너클볼에 있습니다. 웨이크필드 선수의 투구폼을 보면 알 수 있지만 몸에 무리를 줄만한 투구폼이 아닙니다. 많은 공을 던져도 관절에 무리가 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클볼을 제대로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선수라면 정상급 위치에서 오랫동안 장수할 수 있는 셈입니다. 뒤에 소개할 R.A. 디키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닝 소화수와 통산 승수에서는 웨이크필드 선수가 디키 선수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습니다. 

 

- R.A. 디키

R.A. 디키 선수가 공을 던지고 있다.
R.A. 디키, 출처 :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너클볼러는 R.A. 디키 선수입니다. 너클볼러로 2012년 사이영상을 받은 전설적인 투수입니다. 참고로 2011~ 2014년은 그 유명한 클레이튼 커쇼 선수의 전성기입니다. 디키 선수가 사이영상을 수상한 2012년을 제외하고는 2011, 2013, 2014년 사이영상이 모두 커쇼 선수입니다. 이걸 보면 2012년 디키 선수의 활약은 그야말로 커쇼 급이었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디키 선수의 너클볼은 구속이 앞선 웨이크필드 선수에 비해서 빠릅니다. 사이영을 받은 2012년 기준 평균 78마일로 126km/h입니다. 포심 패스트볼이 84마일로 약 130km/h 나오는데 이는 KBO의 유희관 선수의 직구 구속과 비슷합니다. 너클볼을 86% 구사하는 전형적인 너클볼 투수였습니다. 투구를 보면 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갈 때까지 1바퀴 정도 돌고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에 디키선수의 너클볼을 슬로모션으로 촬영한 영상이 있으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55초부터 보시면 됩니다. 

 

R.A. 디키 너클볼
영상 보러 가기

 

 

디키 선수의 너클볼을 보시면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왼쪽으로 가다가 오른쪽으로 가기도 하고 어쩔때는 똑바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무서운 것은 니키의 너클볼은 제구가 된다는 것입니다. 2012년 기준 볼넷 비율이 9이닝당 2.4개 정도입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너클볼이 제구가 되어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갔다는 의미입니다.

 

니키 선수의 너클볼이 특별한 점은 한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구속입니다. 구속이 평균 73마일이라고 말씀드리긴 했습니다만 어디까지나 평균입니다. 너클볼을 느릴 때는 70마일(110km/h) 빠를 때는 84마일(130km/h) 까지도 던집니다. 심지어 84마일이면 니키선수의 포심과 같은 구속입니다. 안 그래도 어디로 올지 예측이 되지 않는 공인데, 구속까지 예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로라하는 MLB의 타자들도 니키 선수의 공을 칠 수가 없었습니다. 그야말로 당대의 마구를 던지던 선수가 2012년의 R.A. 디키였습니다. 

 

R.A. 디키 선수는 웨이크필드 선수보다는 구속도 빠르고 제구가 되는 너클볼을 던졌기 때문에 포수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투수이기는 했습니다. 그렇지만 니키선수도 전담 포수가 있었습니다. 전담 포수가 있어야지만 제대로 된 너클볼의 위력이 나왔습니다. 전담포수는 조시 톨리 선수로, 너클볼을 잡아내는데 특화가 된 선수입니다. 문제는 너클볼만 잘 잡지 다른 능력은 크게 없는 선수였습니다. 이 부분은 너클볼 투수들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전담 포수를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타자 로스터를 한 자리 차지하게 되는 셈입니다. 타격에서 재능이 부족하기 때문에 팀 공격력 저하로 이어지게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R.A. 디키선수의 전담 배터리인 조시 톨리 선수도 이 부분 때문에 많은 욕을 먹기도 했습니다.

 

니키 선수 역시 엄청난 이닝 소화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역시 너클볼이 투수에게 부담을 적게 준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니키 선수 역시 너클볼을 제대로 던진 2011년 부터 2015년까지는 매년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통산 120승에 2073이닝을 달성하면서 이닝이터의 능력을 보여주었지만, 꾸준함에 있어서는 웨이크필드 선수보다는 아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2012년의 임팩트를 생각하면 역대 가장 강력한 너클볼러라는 사실에는 아무도 이견이 없는 선수가 바로 R.A. 디키 선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너클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너클볼은 분명 타자가 치기 어려운 좋은 구종입니다. 던지는 투수가 제구를 할 수 있다면 R.A. 디키 선수처럼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공입니다. 투수에게 무리가 적기 때문에 제대로 익히기만 한다면 선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전략적 카드로도 쓸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너클볼러들이 등장해서 리그에서 다양한 야구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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