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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볼배합과 배터리의 중요성

by 빅푸 2024. 5. 13.

볼배합은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서입니다.  어떤 구종, 어디에 공을 던질지를 나타냅니다. 볼배합은 팀의 코칭스태프, 투수, 포수가 함께 결정합니다. 볼배합을 제시하는 것은 포수, 최종 결정은 투수가 합니다. 포수는 경기 중 타자의 심리상태, 경기 전체 상황을 읽어 볼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리고 투수의 심리적 안정 역시 책임지고 있습니다.

 

 

|| 볼배합이란

야구라는 스포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투수가 던지고, 타자가 치는 것입니다. 결국 투수가 던지는 공과 타자의 싸움이  야구의 핵심 요소입니다. 물론 투수가 던지는 공이 절대로 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면 우리가 볼배합이라는 것에 대해서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투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170km/h에 육박하는 공을 던지는 아롤디스 채프먼이 역대 최강의 투수로 뽑히지 않는 걸 봐도 알 수 있습니다. 공이 강력하고 빠르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공이 빠르고 강력하면 분명히 큰 장점입니다만, 빠르기만 하다고 해서 되지 않는 이유는 투수와 타자사이의 심리전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프로에서 뛰는 타자라면 공이 아무리 빨라도 칠 수 있는 능력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리그에서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와 타자사이의 심리전이 존재하고 투수는 타자가 헷갈리도록, 치기 어렵도록 공을 던져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심리전을 대표하는 단어가 바로 볼배합입니다. 영어로는 피칭 시퀀스(pitching sequence)라고 합니다. 즉 공을 어떤 순서로 던질지에 대한 것을 말해주는 단어가 바로 볼배합입니다. 

 

| 상황에 따른 볼배합 예시

야구에서는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볼배합은 투수가 가진 구종, 그리고 그날 상대하는 타자의 성격에 따라서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순서로 공을 던질지는 상황마다 달라집니다. 타자가 공격적인 성향인지, 공을 지켜보고 치는 타자인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베이스 상에 주자가 어디에 위치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집니다. 즉, 볼배합은 볼 카운트만을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점을 꼭 기억하고 이 글을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보편적으로 우리가 야구 경기를 보다 보면 나오는 상황에서의 볼배합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볼배합의 기본은 타자가 예측하기 어렵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포수들은 투수에게 볼을 제안할 때 타자가 예측하기 어렵도록 볼을 제안합니다. 포수가 투수에게 사인을 내는 것은 이런 내용들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초구를 치기 좋아하는 타자라고 해서 초구를 무조건 바깥쪽 볼로 던진다면, 타자도 사람이고 바보가 아닌 이상 항상 초구에 휘둘러서 스트라이크를 내어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타자가 예측하기 어렵도록 공을 던지도록 유도해 주는 것이 좋은 볼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혹 타자들이나 해설진들이 여기서 이런 공을 던질 줄 몰랐다는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바로 허를 찌르는 좋은 볼 배합을 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서 기본적으로는 구속의 차이를 주는 방식으로, 또는 사선 방향으로 공의 위치를 조합해서 타자가 공에 익숙해지기 어렵게 하기도 합니다. 또한 경기 초반에는 속구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고, 후반으로 가서 속구의 위력이 떨어지면 변화구 위주의 투구로 볼배합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결론으로 좋은 볼배합은 타자가 예측하기 어렵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몇 가지 상황을 제시하고 이 상황에 맞는 보편적인 볼 배합을 예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볼카운트에 따른 볼배합

볼카운트가 2 스트라이크 노 볼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이런 상황은 투수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입니다. 타자는 스트라이크가 하나만 더 들어오면 아웃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공을 더 지켜보고 있을 여유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가 선택하기 좋은 공은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변화구를 던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자가 공격적 이어졌다는 점을 감안해서 배트를 휘둘러서 공을 맞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나는 공이기 때문에 플라이나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공을 던지는 것입니다.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지 않아서 볼이 되더라도 2 스트라이크 1 볼이기 때문에 투수는 아직 여유가 많습니다.

 

풀카운트 상황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2 스트라이크 3 볼이면 투수는 도망갈 곳이 없습니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는 것입니다. 타자들은 이런 상황에서는 볼을 커트하면서 투수가 최대한 공을 많이 던지도록 하거나, 아니면 볼넷을 하나 더 얻어서 걸어 나가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들은  최대한 타자가 치기 어렵도록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도록 공을 던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타자가

 

- 타자 성향에 따른 볼배합

타자들은 초구를 적극적으로 노리는 타자, 그리고 공을 지켜보고 치는 타자가 있습니다. 타자의 성향을 잘 알고 있으면 볼 카운트를 처음부터 조금 더 유리하게 가져갈 수가 있습니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타격을 하는 타자에게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공을 던져주어서는 안 됩니다. 최대한 치기 어렵게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치도록 변화구를 던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는 몸 쪽으로 빠른 공을 던져서 타자로 하여금 타이밍을 빼앗는 동시에 위협을 느끼도록 하면서 타자의 페이스를 빼앗아 가는 전략을 많이 사용합니다. 

 

타자가 조심스러운 성격이라면 초구는 잘 치지 않고 지켜봅니다. 투수의 공에 눈이 익숙해지도록 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수들은 한가운데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이 유리합니다. 확실하게 스트라이크를 하나 잡고 가면 투수 입장에서 유리한 볼 카운트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편안하게 심리전을 끌어갈 수 있게 됩니다. 

 

| 성공적 볼배합을 위한 역할

볼배합을 하는 데 있어서 팀 구성원들의 역할이 어떻게 나누어지는지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 포수

볼배합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거론되는 포지션은 역시 포수입니다. "포수 리드"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포수가 볼배합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확실합니다. 포수는 투수에게 어떤 공을 던질지 제안하는 사인을 내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코스로 어떤 구종을 던질지에 대해서 최초로 제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포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수는 당연하게도 투수가 어떤 구종을 던질 수 있는지, 구종마다 어느 코스로 던지면 어느 정도의 속도로 어떤 궤적을 그리면서 날아오는지에 대해서 면밀하게 파악을 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볼배합을 하는 데는 타자의 성향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좋은 포수라면 상대편 타자의 특성에 대해서도 줄줄 꿰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포수를 팀의 야전사령관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전체 수비를 지휘하는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타격은 좋지 않더라도 볼배합 능력이 뛰어난 포수들을 '수비형 포수'라고 부르면서 높게 가치를 평가해 줍니다. KBO 역대 가장 뛰어난 포수를 뽑을 때 항상 거론되는 선수는 박경완 선수, 그리고 양의지 선수인데 두 선수 모두 볼 배합이 매우 훌륭하다는데서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서 포수는 타자의 노림수 역시 파악해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타자를 볼 수 있는 선수가 포수입니다. 특히 포수는 항상 타자의 다리를 볼 수 있습니다. 타자의 발 위치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스탠스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통해서 포수는 타자의 노림수를 읽을 수 도 있습니다. 타자가 변화구를 노리고 있는지, 아니면 속구를 노리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투수에게 공을 제안할 수 도 있습니다. 

 

포수의 볼배합 능력이 뛰어나다면 투수는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효과가 나타날까요? 당연히 투수의 공의 위력이 더욱 좋아집니다. 포수의 리드를 믿고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포수의 가치는 팀 전체 방어율에 영향을 줄 정도로 수비에 있어서는 절대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 투수

포수의 역할이 볼배합에 있어서 아무리 중요하다 할지라도, 볼배합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역시 투수입니다. 투수는 어떤 공을 던질지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수가 사인을 내었을 때 투수가 거부하고 제안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투수가 상황에 맞도록 판단해서 자기가 가장 자신 있는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 코칭스태프

볼배합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간과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입니다. 아무리 포수가 뛰어나다고 할지라도 모든 야구 구단의 타자들을 다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타자들마다 변화하는 컨디션, 그리고 트렌드들까지 다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코칭스태프들이 중요합니다. 경기에 앞서서 미리 타자들에 대한 정보를 선수들에게 전달하고 경기 당일 어떻게 볼배합을 가져갈지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줍니다. 

 

어떤 타자가 나왔을 때는 초구를 어디에 던지고, 그다음에는 어디에 공을 던지는 등 자세한 투구 플랜을 모두 짜 둡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능한 코칭스태프가 있는지 없는지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큽니다. 가장 유명한 사람이 바로 야신 김성근 감독님입니다. 데이터에 기반한 야구를 하시는 분으로 유명합니다. 선수들의 세세한 부분을 모두 컨트롤하는 코치입니다. 

 

투수와 포수는 기본적으로 짜인 투구 플랜을 가지고 경기에 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와 포수는 빠른 속도로 사인을 주고받고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플랜이 명확하지 않게 되면 선수들은 경기도중에 헤매게 됩니다. 야구는 미묘한 심리싸움을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가 흔들리게 되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코칭스태프들이 볼배합에 주는 영향도 굉장히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성공적인 배터리

투수와 포수의 조합을 배터리라고 표현합니다.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습니다만 투수와 포수를 쌍으로 묶어서 배터리라고 부릅니다. 이 조합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투수는 자신이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면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포수를 지명하기도 합니다. 뛰어난 포수는 그만큼 팀 수비력에 큰 도움을 줍니다. 

 

사실 포수의 볼배합 능력에 대하여 정량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지표는 없습니다. 포수 방어율이라는 개념으로 CERA라는 통계치가 있기는 합니다만, 팀의 투수가 누구인지에 따라서 포수 방어율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포수의 방어율이 볼배합을 나타낼 수 있는 지표는 아닙니다. 하지만 포수의 리드, 즉 볼배합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정성적인 평가로 포수가 얼마나 볼 배합을 잘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투수와 포수의 조합에 대해 설명하기 가장 좋은 예가 2014년 시즌의 클레이튼 커쇼와 AJ 엘리스의 사례가 아닐까 싶습니다. 

 

클레이튼 커쇼와 AJ 엘리스가 이닝을 마치고 들어가고 있다.
클레이튼 커쇼(우), AJ 엘리스(좌)

 

클레이튼 커쇼는 폭포수 커브를 주 무기로 하는 MLB의 대 투수입니다. 현역 선수로는 벌랜더 슈어저와 함께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투수입니다. 2011년 13년 14년 사이영상을 3회 받으면서 당시 지구 최강의 투수로 불렸습니다. 2014년 마지막 사이영상을 받을 때 클레이튼 커쇼가 자신의 전담포수라고 지명한 포수가 바로 AJ 엘리스입니다. 

 

AJ 엘리스는 MLB 역사에 기록될 만큼 굉장히 뛰어난 포수는 아닙니다. 2016년에는 현금으로 LA 다저스에서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다만 클레이튼 커쇼에게는 최고의 파트너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8년 커쇼가 데뷔한 이후로 엘리스와 늘 배터리를 맞춰왔습니다. 심지어 2014년 15년 시즌에는 엘리스는 타격 난조로 팀의 백업포수가 되었지만, 커쇼와의 뛰어난 호흡으로 커쇼 전담포수로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즉, 커쇼가 자신의 공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느끼고, 자신의 공을 가장 잘 조합해 줄 수 있다고 느낀 포수가 바로 AJ 엘리스인 셈입니다. 실제로도 2011년, 2013년 2014년 커쇼가 사이영상을 받을 때는 항상 AJ 엘리스가 함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볼배합에 대해 알아보고 볼배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투수와 포수의 조합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해보았는데요. 역시 야구는 어렵다는 것이 글을 쓴 뒤 내릴 수 있는 결론인 것 같습니다. 야구는 심리적인 부분이 대단히 중요한 스포츠라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습니다.

 

야구를 보면서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지에 대해 유심히 살펴보면서 야구를 보면 더욱 재미있게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투수가 가진 공들, 주 무기들에 대해서도 알게 되면서 야구의 매력에 더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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