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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관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적자 이유

by 빅푸 2023. 7. 27.

한국 최고 기업으로 첫 손에 꼽는 삼성전자. 다섯 손가락 안에 있는 SK하이닉스. 하지만 두 기업은 심심치 않게 영업이익 마이너스로 적자라는 기사가 나온다. 바로 메모리 기업이기 때문. 메모리 산업에는 호황 불황의 사이클이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산업의 구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회사다. 물론 삼성전자는 가전제품도 만들고 스마트폰도 만든다. 하지만 주력은 메모리반도체다. 두 회사의 대표 제품은 바로 DRAM과 NAND. 공통점은 메모리 반도체라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 중에서도 특히 DRAM은 전 세계적으로 과점인 상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그리고 미국의 마이크론 만이 DRAM을 생산하고 있다. NAND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일본의 키옥시아, 미국의 웨스턴디지털과 마이크론. 그리고 중국기업 몇 군데가 NAND 시장을 분할하고 있다.  DRAM과 NAND는 컴퓨터가 들어가는 장치에는 항상 필요한 부품이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것 중 저장 기능이 있다면 무조건 DRAM 또는 NAND가 들어간다. 스마트폰은 물론, 블루투스 이어폰, 자동차, 심지어 요즘은 애들 장난감까지 안 들어가는 데가 없다. 심지어 이렇게 불린다. 메모리반도체는 정보화 시대의 쌀이라고. 이렇게 수요도 많고 반드시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가. 거기에다가 과점인 시장에 있는데 적자가 난다니 이해하기 쉽지는 않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적자와 흑자를 거듭하는 이유는 바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사이클은 메모리 반도체 회사가 메모리를 만드는 방식에서부터 기인한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에서 메모리 생산량은 일정하다. 이 메모리 회사들은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수요에 맞게끔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 공장 라인의 생산량을 정해두고 늘 이를 가동해서 메모리를 생산해 낸다. 반도체 뉴스 기사를 보다 보면 삼성전자가 감산을 했다는 등 생산량과 관련된 뉴스를 볼 수 있는데, 이게 정말로 뉴스가 될만한 소식이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는 늘 생산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이는 회사가 메모리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줄어들지 않고 늘 일정하다는 의미다. 이렇게 생산량을 늘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공장 창고에 재고가 쌓인다. 재고가 쌓이면 메모리 가격은 어떻게 될까? 낮아진다. 메모리 가격이 낮아지면? 회사의 영업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즉, 메모리 회사의 재고에 따라서 메모리 가격이 결정되고 이에 따라서 회사의 영업이익이 결정된다. 

 

 

조금 더 생각해 보자. 21세기가 되면서 메모리의 수요가 줄어든 적이 과연 있을까? 물론 일시적으로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메모리 수요는 늘 증가해 왔다. 90년대에는 PC 시장이 생기면서 메모리 수요가 급등했고. 2000년대에는 노트북이 있었다. 2010년대에는 스마트폰이 생겨나면서 시장 수요가 또 증가했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전 세계에 서버업체가 생기며 수요가 또 늘어났다. 2020년대에는 Chat GPT로 대표되는 AI가 활성화되면서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다. 심지어 자동차 업계에서도 메모리 반도체를 찾는다. 그야말로 수요가 늘 늘어나고 있는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다.  그렇다면 메모리 반도체 회사는 왜 사이클이 생겨난 것일까?

 

메모리 산업 사이클 발생 원인

메모리 반도체 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수요가 늘어나면 회사 입장에서는 무엇을 할까? 바로 공장 라인을 늘리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평택에 반도체 팹을 짓고 있고, SK하이닉스도 이천에 세계최고층 팹을 짓는 등 설비 투자를 엄청나게 해 왔다. 공장 라인을 건설하는 데는 시간이 든다. 반도체 팹 건설에는 2년 정도 들어간다고 보고 있다. 이 점을 기억하고, 이 글 내용을 잘 따라와 보자.

 

우선, 메모리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메모리 회사는 일정한 양을 생산한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메모리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지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올라간다. 공장라인을 건설하는 데는 2년 정도가 걸린다. 이 기간 동안에는 생산량이 늘어날 수가 없기 때문에 메모리 가격은 계속 올라가게 된다. 이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업사이클이다. 

 

자, 이제 공장 라인이 2년이 걸려서 완성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새로운 공장 라인이 가동되었기 때문에 생산량이 갑자기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수요도 이 공장 라인 건설 시점에 맞춰서 확 늘어나지는 않는다. 이런 상황이 되면 공장에는 재고가 쌓인다. 생산량은 계단식으로 퀀텀 점프해서 늘어났지만, 시장의 수요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 되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싸진다. 메모리 회사의 영업이익이 감소하게 된다. 이것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운사이클이다. 

 

실제 예를 들어보자. 2019년 코로나가 터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바로 재택근무환경에 필요한 서버향 메모리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모리 회사들은 생산량을 그렇게 늘릴 수는 없었다. 이 기간 동안에 SK하이닉스는 이천에, 삼성전자는 평택에 공장 라인을 건설 중이었고, 완성 시점은 2022년 초 즈음이었다. 공장 라인이 늘어나면서 생산량이 급증했고, 2022년 들어서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종식 사인이 나오기 시작했다. 시장의 수요가 증가세가 주춤해지면서 공장에는 재고가 엄청나게 쌓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DRAM가격이 연일 하락한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사이클이 시작된 셈이다. 결국 2022년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이를 버티지 못하고 공장 생산량을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삼성전자도 얼마 지나지 않아 감산 발표를 했다. DRAM 재고가 너무 많이 늘어나 경영상황이 악화된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2022년 4분기부터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기 시작했고, 2022년 1분기, 2분기 까지도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그리고, 2022년 말 즈음이 되면 재고가 소진되면서 DRAM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 업사이클이 다가오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회사들은 다운사이클이라고 손을 놓고 있지는 않는다. 이미 한바탕 치킨게임을 겪으며 DRAM 과점시장을 만들어낸 이들은, 기술력이 정체되면 시장에서 밀려버린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다운사이클이 온 시점에도 기술 투자를 놓치지 않고 지속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기술력을 쌓으며 더 성능이 뛰어난 메모리를 더 저렴하게 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기간이 바로 다운사이클 기간이다. 실제로 다운사이클을 수 차례 겪으며 80~90년대 전 세계를 주름잡던 일본의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무너져나갔다. 삼성전자의 원가 절감 기술이 이를 이뤄낸 핵심이고, 초격차의 실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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