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오성주 교수님께서 인터뷰 하신 내용을 기반으로 퀀트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오성주 교수님은 "차트의 유혹" 이라는 책을 쓰셨고 서울대학교에서 "주식 심리학의 이해" 라는 강의를 하고 계십니다.
지각심리학에서 바라보는 주식투자
지각심리학(perceptual psychology)이란 인간이 오감을 통하여 외부 자극을 수용하고, 행동에 영향을 주는 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오감, 즉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통하여 인간에게 들어오는 정보들을 사용하여 인간이 주변을 이해하는 과정에 대하여 밝히는 학문입니다. 지각심리학은 인간의 감각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가 가능한데요, 게임을 즐기는 사람에 대한 연구, 춤을 즐기는 사람에 대한 연구 등 인간이 접하는 다양한 활동에 대한 인지 기제에 대해 연구를 할 수 있습니다. 오성주 교수님은 특별히 2020년 8월주식 투자를 시작하였고, 여타 다른 개미(개인 주식 투자자)들과 함께 주식투자에서 실패를 경험하였다고 합니다. 개미들이 실패하는 것과 동일한 일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이와 관련된 심리적 기제를 연구 하였고 강의 및 책을 쓰셨다고 합니다. 아마도 투자 손실금액은 강의료와 저서 인세로 회수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오성주 교수님이 지각심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기에 주식시장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인간의 지각능력으로 쉽게 이해할 수 없다"는 점 입니다. 현실 세계와 주식 시장의 작동원리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주식 차트를 보며 보게되는 주가의 향방이 "날아가는 공이 포물선을 그리는것과 같은 물리법칙 상의 예측이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지난 포스팅을 통하여 설명드렸던 '전망 망상 편향'과 일맥상통합니다. 동일한 주가 차트를 볼때 심리적으로 사람은 추세 상승하는 곡선에서는 상승곡선을 예상하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주식 시장에서는 하향곡선을 그릴 수 도 있습니다. 주가 예측은 신의 영역 이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예측이 불가능한 주식 시장에서 인간은 경험상, 시각적인 자극으로 받아들이는 차트가 제공하는 전망망상 편향에 빠져 실제 눈에 보이지 않는 상승 추세 곡선을 마음속에서 그리며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이것이 주식에 대한 인간의 심리적 본능의 반응입니다.
2022.10.04 - [투자 관련] - 퀀트 투자 왜 해야 하나요? 망하고자 하는 본능을 이깁니다-1
- 개미가 주식에 뛰어드는 이유
사실 이러한 내용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듣는 이야기입니다. 주식은 사람 머리로 이해할 수 없다는 이야기 부터, 주식 하다가 패가망신한다, 성공한 사람 보지 못했다는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사람들은 주식 투자에 빠져듭니다. 시작을 안하면 망할일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 사회는 주식투자에 빠져 들었습니다. 특히 지난 2020년 3월의 코로나 폭락기 직후 주식이 급상승하며 벼락부자가 된 주위의 개미투자들과 언론의 달콤한 속삭임에 빠져서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들을 우리는 수 없이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저부터도 주변사람들로부터 주식 계좌 어떻게 만드는 거냐는 소리를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주식 투자에 빠져들게 되었을까요,
첫째는 우리는 현재 자본주의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란 돈이 돈을 버는 사회 입니다. 위키피디아의 정의를 빌려오자면 '자본주의(Capitalism)는 이융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자본이 지배하는 경제체제' 입니다. 노동의 가치 보다는 자본의 가치가 더욱 중요한 것이 자본 주의 입니다. 돈이 돈을 버는것이 노동을 해서 돈을 버는 것보다 더욱 효율적인 것이 바로 자본주의 입니다. 슬픈 이야기 이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가 노동을 해서 버는 월급 보다, 부동산(집)이 벌어오는 돈이, 주식이 벌어오는 돈이 더 많고 효율적인 것이 바로 자본주의 입니다. 시간이 지나갈 수 록 노동의 가치는 자본의 가치에 비하여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자본주의입니다. 우리가 속히 말하기를 '월급 모아서는 집 살수 없다' 라고 말합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세대가 지날 수 록 집을 구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사실입니다. 노동의 가치는 선형적으로 오르지만, 집(부동산)의 가치 즉, 자본의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르기 때문에 그 격차는 점점 벌어집니다. 이와같은 상황으로 인하여 주식과 같은 자본을 투자하여 수익을 얻는 도약의 기회가 없이는 남들보다 뒤쳐질 수 밖에 없고 미래를 대비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지기 때문에 개미들은 주식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두번째로 기술의 발전 입니다. 스마트폰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접근성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인하여 수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주식투자를 부추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가치 투자 전도사로 유명했던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대표가 대표적인 주식 전도사의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쉬운 접근성, 많은 소문으로 인하여 부동산, 채권 등 다른 자산군 대비 소액으로도 투자 가능하며 쉬워보이는 주식투자에 뛰어 들게 되었습니다.
개미가 실패하는 이유
그렇다면 개미들은 왜 주식 투자에 실패하게 되었을까요? 개미들은 투자를 시작할때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로 자신을 설득하고 주식 시장에 뛰어듭니다. 가령 예를 들면 이런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지수는 우상향하므로 우량주에 분산투자하고 진득히 기다리면 된다(사실은 이렇게 한다고 투자에 성공하는 것도 아닌데 특히 초심자 개미들은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과는 어땠습니까? 아마 많은 초심자들이 주식시장에 뛰어들때는 사람들이 주식을 하라고 부추기는 시장의 분위기가 좋을때 입니다. 따라서 많은 초심자들이 돈을 법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사실은 주식 천재가 아닐까 하는 착각에 빠져들게 됩니다. 속히 말하는 '초심자의 행운'이라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상승장이 있으면 하락장이 오기 마련입니다. 하락장이 오게되면 개미들은 차트를 보면서 수없이 다짐한 평정심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계속 들어오는 시각적 자극에 일희 일비 하게 마련이며, 평정심을 잃고 하락하는 주식에 물타기 상승하는 주식에는 불타기를 합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일 것 같은 초조함에 매수 매도 버튼을 연타하게 됩니다. 기가 막히게 내가 사면 가격 하락, 내가 팔면 반등 하는 현상이 귀신같이 반복되게 됩니다. 그러면서 개미의 계좌는 살살 녹아갑니다. 마치 히드라리스크 앞 의 포톤캐논 같은 상황이 됩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습니다. 이미 게임하는 것과 같은 주식의 짜릿함에 중독되어서 마치 등유에 뛰어드는 불나방같이 매수매도 버튼을 누르는 것을 멈출 수 가 없게 됩니다. 주식에 중독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성주 교수님은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인간은 자극을 원합니다. 지루함을 견딜 수가 없어요. 돈을 잃을지라도 주식을 사고팔때 느끼는 그 순간의 짜릿함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고통보다 나아요."
- 개미는 왜 마이너스의 손이 되는가
지각심리학적으로 설명하면 주식을 통하여 간헐적으로 얻는 수익은 간헐적 보상으로 일반적인 보상보다 중독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우연히 맞이하는 상한가는 마치 도박 중독과 같이 주식 중독을 강화 합니다. 개미들이 손실을 경험하면서도 시장을 떠나지 못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주식을 사고팔때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어디에서나 손가락을 까딱하면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주식을 일종의 오락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개미투자자들은 처음에 자신이 계획한 대로 투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량주에 장기 투자를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할지라도, 실제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단기 투자자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지각심리학적으로 인간의 뇌가 시간을 주관적으로 인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좋은일이 있을때는 시간이 빠르게 가고, 나쁜일이 있을때는 시간이 느리게 흐릅니다. 아마 여러분들도 이러한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개미 투자자들이 매수, 매도 결정을 내릴때 조급하게 결정을 내리는 것도, 손실이 발생했을때 버텨야 하는 시간이 느리게 가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시간은 달콤한 시간보다 천천히 가게 마련입니다.
조급한 결정은 나쁜 결정을 반복하게 만들고 결국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은 투자는 개미들의 계좌를 녹여버리고 맙니다. 나중에는 주식투자해서 돈버는 것은 결국 기관 뿐이다라는 말만 남게 됩니다.
퀀트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
우리가 퀀트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는 앞서 장황하게 설명한 심리적인 본능을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이는 투자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퀀트 투자는 정량적인 수식을 통하여 매수 대상 주식을 선별하고, 매수 시점과 매도 시점을 결정합니다. 일종의 투자 계획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주식을 매수하는 시점에서 매도 시점을 미리 결정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투자에 있어서 차트를 바라보면서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를 얻게 됩니다. 매도 시점이 결정되어 있기 때문에 내 심리가 본능적으로 흔들리는 것에 대한 1차 방어벽을 세울 수 있습니다.
퀀트투자를 하게 되면 전략의 승률을 미리 알고 투자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는 내가 구매한 주식이 패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리 인지하게 되므로 급하게 본능에 이끌려 매도하는 '뇌동매매'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퀀트 투자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것이 백테스트 입니다. 백테스트를 해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매수를 진행하는 모든 주식에서 100% 승률을 거두는 투자 전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포스팅을 통하여 제공해드리는 전략들도 승률이 60%가 넘어가는 경우가 없습니다. 50%보다 조금 넘어가면 통계적으로 수익이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직접 백테스트한 전략의 대략의 승률을 인지하고 있다면 심리적으로 하락하는 주식들을 보면서 실패하는 주식에 대하여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백테스트를 하면서 가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전략의 MDD(maximum draw down)를 미리 알 수 있다는 점 입니다. MDD란 고점 대비 최대 하락비율 입니다. 전략의 과거 성과를 보면서 해당 전략이 과거에 고점에서 최대 몇%까지 하락한 이력이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습니다. 미래에도 아마 이정도 하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구나 하고 미리 예측할 수 있으므로 내 계좌의 수익률이 하향곡선을 그릴때에도 그를 편안한 마음, 아니 조금은 덜 불편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주변 시황에 대해서 전략이 어떻게 반응해왔는지도 미리 알 수 있으므로 수익률이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 역시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전략을 운용하다보면 늘 MDD를 갱신하는 일이 발생하므로 투자 전략이 MDD 밑으로 절대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셔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전략을 지켜나가면 통계적으로 수익을 거둘 확률이 높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시면 되겠습니다.
퀀트 투자를 하면서도 사실 마음이 많이 흔들리는 것이 인간입니다. 저 역시도 수없이 마음이 흔들려서 뇌동매매를 진행하였고, 투자 이후에 마음이 흔들릴때마다 '나는 원숭이다' 하면서 내가 지금 내리는 결정은 바보같은 거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마음을 다잡았던 적이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퀀트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자동매매를 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는 등 수없이 노력해왔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자동매매를 하고 있고, 뉴지스탁 이라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젠포트'와 '젠트레이더' 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젠포트는 퀀트 전략 포트폴리오를 세우고 이에 대한 백테스트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젠트레이더는 젠포트를 통하여 만든 퀀트 전략을 자동매매 할 수 있도록 구현해 주는 프로 그램입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거의 모든 퀀트 전략을 젠포트를 통하여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자유도가 높고 퀀트 투자를 하기에 적합한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제공해드리는 백테스트 결과들도 젠포트를 통하여 만든 결과들 입니다.
이 글을 읽고 퀀트 투자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제 블로그의 다른 글도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퀀트 투자를 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에 대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09.02 - [투자 관련] - 퀀트 투자란 무엇인가
퀀트 투자 왜 해야 하나요? 망하고자 하는 본능을 이깁니다-1
'투자 관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버리지 뜻, 레버리지 투자 장점과 단점을 사례를 통해 알아봅시다 (0) | 2022.10.29 |
---|---|
[자산배분] 주식과 채권의 상관관계는 아직도 유효한가? - 역사편 (0) | 2022.10.19 |
주식 투자 하는 법 - 증권계좌 개설하기 어렵지 않아요, feat. 카카오 페이 증권, 키움 증권 (0) | 2022.10.12 |
주식 투자 기초 : 재무제표 어디서 보나요? 알고 보면 별거 아님 (0) | 2022.10.10 |
주식 투자 용어 ROE (0) | 2022.10.10 |
댓글